78년만의 국산맥주회사 세븐브로이 강서마일드에일 강서맥주

2016.04.19 22:11 얼마 전에 음...그러니까 어느날...

날이 좋아서 홈플러스 강서점엘 갔다.

나는 술을 못마신다. 

뭐 작정하고 마시면 마실순 있는데 마셔야할 이유를 못느낀다.

머리아프고 속쓰리고 그런 숙취가 싫다.

그런데 술을 좋아하긴 한다. 

관심도 많다. 

술과 관련된 스토리들이 다양하고 흥미롭기 때문이다. 

술만큼 이야기꺼리가 많은 컨텐츠가 있을까 싶을 정도다.

그리고 못마신다고 해서 술 맛이 싫은 것도 아니다. 

가끔은 나도 시원한 맥주가 땡길 때가 있다. 

그럴 땐 요즘 다양하게 나온 무알콜 맥주를 마신다. 

무알콜 맥주가 다양하기로는 홈플러스가 최고다.

그런 이유로 홈플러스의 주류코너를 거닐고 있었는데... 

처음보는 디자인의 맥주병에 스티커로 덧붙인 것도 아니고 

영어 라벨도 아닌 한글로 떡 하니 "강서" 라고 써 있는 것이 아닌가?

잘못봤나 싶어서 가까이 다가가서 다시봐도 "강서"다.

우리집의 행정구역은 양천구지만 지역적 정서는 "강서"다.

(사실난 30년 넘게 송파에 살아서 강동 정서지만...현재는 양천에 사니까...)

그러니 신기하고 반갑다.

그래서 초면임에도 불구하고 다짜고짜 이 아이 하나를 덥썩 잡아서 뒷태를 보자 앞태를 보자 하며 살펴봤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나라 맥주 회사라고는 2개 밖에 없잖은가?

그런데 이 강서 맥주는 도대체 뭐란 말인가?

이 얘기를 하려고 한국 맥주 역사를 살펴봤다.

조선맥주-크라운맥주-하이트맥주, 진로 카스맥주, 동양맥주-OB맥주 한국 맥주회사역사

강서맥주는 강서구 발산동 수제맥주 펍에서 소형 부루어리로 성장한 세븐브로이에서  만든 맥주다.

뒷면 라벨에 강서 마일드 에일 이라고 적혀 있다.

칭다오 맥주 삿포로 맥주처럼 지역이름과 궤릏 같이하는 대표 맥주를 만들고 싶어서 탄생시킨 맥주라고 한다.

취지는 좋은데...

라벨 디자인이....음...

딱 수제펍스러운 소박하고 촌스럽고 막...창피한 디자인이다.

칭따오맥주도 삿포로맥주도 디자인은 개성있고 이국적이며 나름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표출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강서맥주 라벨 디자인은...딱 한국인 디자인 습성의 전형적인 병폐를 잘 보여준다.

"대충 처음에는 아무렇게... ㅡㅡ."

혹시 저 회사 대표는

'맥주가 맥주 맛이 좋으면 그게 전부지, 디자인 따위 대충 그냥...' 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세계적으로 유명해지면, 내가 막 챙피해질 것만 같은 디자인이다.

저 라벨은 수제펍이나, 혹은 시골의 막걸리 양조장의 막걸리 병 라벨 처럼 외국에 소개될 일도 없고 그 동네 사람들끼리 이름 부르고, 농약병이 아니구나 싶을 정도로 구분 가능한 정도의 디자인이 필요한 지역 양조장급에서라면 훌륭하다.

그런데 명색이 서울의 한 지역을 대표한다면서... 저렇게나 함부로 막? 응?

물론 칭따오나 삿포로맥주도 처음 나왔을 땐 디자인이 구렸다.

강서맥주의 라벨도 110년 전이나 140년 전에 저렇게 나왔다면 굉장히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을테지...

삿포로는 처음부터 지금의 상징인 별 도안읗 사용했고 칭따오 맥주는 시장경제에 눈을 뜬 직후부터 초록병에 집착했다.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살린 것이다.

강서맥주의 아이덴티티는 파란색인가? 초승달인가? 허접한 도시 도안인가?

넓게 퍼지고 오래 살아 남으려면 공을 들인 맛만큼 디자인도 신경썼어야 할것이다.

마셔본 적이 없는 맥주병을 집어드는 소비자는 디자인을 먼저 보기 때문이다.

강서 마일드 에일 디자인보다 차라리 이 맥주들 라벨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