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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타인의 즐거운 변신: 발렌타인 싱글 몰트 글렌버기 12년
양주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정도로 발렌타인(Ballantine)은 유명한 브랜드입니다. 국내에서는 시바스 리갈(Chivas Regal)과 함께 가장 인지도 있는 위스키로 꼽히며, 발렌타인의 주력 상품은 블렌디드 위스키입니다. 여러 가지 위스키를 섞어 만들기 때문에 마시기 쉽고,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블렌디드 위스키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싱글 몰트 위스키가 점점 더 많은 관심을 받기 시작하면서, 발렌타인도 싱글 몰트 위스키 라인업을 출시하게 되었습니다.
발렌타인의 즐거운 변신: 발렌타인 싱글 몰트 글렌버기 12년
2017년, 발렌타인은 200년 역사상 처음으로 싱글 몰트 위스키를 발표했습니다. 그 중 밀튼더프(Miltonduff) 15년, 글렌토커스(Glentauchers) 15년, 글렌버기(Glenburgie) 15년이 대표적입니다. 글렌버기 같은 경우 이후 12년과 18년이 추가되면서 완전한 시리즈를 이루게 되었습니다. 오늘 다룰 술은 바로 글렌버기 12년입니다.
제품 소개
제품명: 발렌타인 싱글 몰트 글렌버기 12년 (700mL)
분류: 싱글 몰트 스카치 위스키
생산지: 스코틀랜드 스페이사이드
알코올: 40%
가격: 78,000원 (이마트, 선물세트)
글렌버기 12년 선물세트는 티파니의 그것보다 얕은 하늘색 패키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안에 아담한 크기의 온더락 잔 2개가 함께 들어 있으며, 패키지는 흠잡을 데 없이 무난한 마감을 보여줍니다.
글렌버기 증류소
글렌버기 증류소는 스코틀랜드 스페이사이드(Speyside)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하이랜드에 둘러싸인 스페이사이드 지역은 스코틀랜드 본토 위스키 산지 중에서 가장 작지만, 글렌피딕(Glenfiddich), 맥캘란(Macallan), 글렌리벳(Glenlivet) 등 쟁쟁한 증류소들이 많이 모여 있는 지역입니다. 1829년에 설립된 오래된 증류소로, 발렌타인에 쓰일 블렌디드 위스키 재료를 주로 만들었고, 아주 가끔 한정판 형태로 원액이 병입되어 판매되기도 했습니다.
연간 생산량: 420만 리터
맥아즙 발효시간: 54~100시간
증류액 알코올: 69%
피트: 없음
소유주: 페르노리카(시바스 브라더스 홀딩스)
라벨과 병 디자인
글렌버기 12년의 라벨은 다른 싱글 몰트 위스키 브랜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현대적인 스타일입니다. 라벨은 작은 크기로 투명한 병과 그 속의 내용물을 강조하고 있으며, 평범한 700mL 술병의 높이에 목은 짧은 편인 비율을 가지고 있습니다.
색, 향, 맛
색: 글렌버기 12년은 밝은 황금색을 띠고 있습니다. 길지 않은 숙성 연수와 아메리칸 오크통 숙성으로 투명하고 산뜻한 분위기를 냅니다.
향: 잔에 옮겨 담은 글렌버기의 향은 은은합니다. 가볍게 흔들고 코 밑에 가져다 대면 압도적인 부피의 사과 향이 상큼하고 달큰한 향기를 냅니다. 크림, 우유 같은 부드럽고 기름기 있는, 고소한 냄새가 단단하게 향의 밑층을 이루고 있습니다. 아메리칸 오크통을 사용한 탓인지 바닐라 향이 있으며, 이슬에 젖은 새벽의 풀냄새가 납니다. 전반적인 향의 분위기는 애플파이와 비슷합니다.
맛: 글렌버기는 점성 없이 잔을 타고 미끄러져 입안에 닿습니다. 스파이시가 거의 없고, 향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단 느낌이 덜하고 상큼한 느낌이 강합니다. 사과, 물 많은 자두, 잘 익은 포도가 혀를 열고 나면 눅진한 꿀이 다가옵니다. 그다음은 바닐라인데, 맛이 버번 위스키에 비견될 정도로 셉니다. 커피에 넣는 헤이즐넛 시럽의 달달하고 쌉쌀한 맛도 전반적인 맛의 기저에서 부족함 없는 정체감을 보여줍니다. 맛의 초-중-후반 차이가 상당히 있으며, 글렌버기 맛의 흐름은 경쾌한 속도로 흘러갑니다.
피니시: 바닐라, 커피, 헤이즐넛의 쌉쌀한 부분이 모자람 없이 남아 있습니다. 풍부한 향이 코와 입, 목구멍까지 가득하며, 입안에 기름기 있는 느낌이 남습니다.
결론
발렌타인 싱글 몰트 글렌버기 12년은 여러모로 신기한 위스키입니다. 발렌타인이라는 브랜드가 풍기는 엄숙한 분위기와는 대조적으로 글렌버기 12년이 보여주는 경쾌하고 발랄한 감각은 매우 이색적입니다. 산미, 무게감은 12년이라는 숙성 연수에 걸맞는 수준이지만, 과일과 바닐라 향은 기대를 훨씬 넘는 화려함을 자랑합니다. 적당한 강도와 상큼한 맛, 그리고 발렌타인의 이름 덕에 좋은 접근성을 갖추고 있어, 입문자와 애호가 모두에게 흥미로운 선택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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